3년정도 일하면서 마주친 문제점들
지난 약 3년간 제 개인 상경추 카이로프랙틱 오피스를 운영하면서 느낀 점입니다.
#1 병원도 결국 사업입니다. 비즈니스가 지속 가능하지 않다면 환자를 돕겠다는 좋은 의도마저 실현할 수 없죠. 병원 입장에서는 환자가 많고 유지비가 낮을수록 불필요한 서비스를 권장할 이유가 없습니다. 반대로 유지비가 높다면 지속적으로 새로운 환자를 유치하거나 다양한 서비스를 판매해야만 합니다.
#2 사업을 한다는 것은 사람들의 필요보다 이윤을 앞세운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사람들의 문제를 잘 해결해주면 경제적인 보상이 따라오면서 주인이 없어도 시스템이 사업을 관리하면서 이윤을 남길 수 있게 되면, 비로소 사업이 되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사업화를 한다는 것을 이윤을 앞세운다는 것은 아니기때문에 비윤리적인 행동으로 보지 않습니다.
#3 여기서 사업과 자영업은 엄연히 다른데요. 아직 저는 사업을 한다기보다는 자영업 (self-employed)을 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노동한 시간 만큼 돈을 벌고 있고, 노동을 멈추면 저의 수입도 같이 멈추기 때문입니다. 약 3년간의 운영 과정에서 마주친 문제들을 어떻게 극복해 나갈지 고민하고 있는데요. 퇴직을 준비 중인 분들의 다양한 규모의 오피스들을 살펴보면서 느낀 점은:
(1) 정밀한 기술을 요구하여 긴 훈련 기간이 필요한 곳에서는 인재가 가장 중요하면서, 가장 큰 리스크입니다. 적합한 인재를 구하기도, 유지하기도 어려워 보였습니다.
(2) 카이로프랙틱 오피스같은 경우 개인의 역량에 따른 결과물의 편차가 굉장히 큽니다. 이런 경우 사업체가 시스템이 아닌 개인에 의존하게 되고, 비즈니스(business)가 아닌 자영업(self-employed) 형태가 되어버립니다. 비지니스의 이름은 중요하지 않게 되는거죠.
(3) 이런 곳에서 사람이 핵심인 사업은 적정 가치로 매각하기가 쉽지가 않습니다. 오랜 시간 공들여 일군 사업체를 제값 받고 팔려면 그 가치를 알아주고 인수할 수 있는 사람도 함께 육성해야 합니다. 최소 3년이상 함께 일하며 자연스러운 인수 인계가 필요한데요. 그러나 뛰어난 인재들은 대개 기술을 배워 직접 창업하기를 원합니다.
(4) 사업체의 유지 비용이 높을수록 지속적인 매출 창출이 필요합니다. 카이로프랙틱 오피스에서 매출 창출은 새로운 환자들이 계속 치료를 찾아 방문해야 합니다. 반면 유지 비용이 낮으면 낮을수록 새로운 환자에 상관 없이 소신껏 운영하기가 매우 수월해집니다. 이는 개인 업무 만족도와 평균 서비스의 질에 직결됩니다.
Clinical Perspective vs Business Perspective
다양한 규모의 클리닉 운영 방식을 봐오면서 “이것이 정말 내가 추구하는 방향인가?”라는 질문에 쉽게 답을 찾지 못했습니다. 그 이유는 비즈니스적 사고와 임상적 판단 사이의 제가 가지고 있는 불균형 때문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 부분에 대한 해결책을 찾아야 하는데요.
제가 갖고 있는 고집이 큰 장애가 되고 있는 부분이 있습니다. 사장님들의 고집때문에 가게가 망한다는 말이 무슨 말인지 이해가 될 것 같은 느낌입니다. 기본적으로 저는 제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 외에는 제가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지 않습니다. 사람들의 편의를 제공하고 싶은 것인지 아니면 사람들의 근본적인 문제를 찾아서 해결하고 싶은 것인지에 대한 간격이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예를 들면
저는 영양제나 음식 (Nutrition)과 관련된 질문을 해주시면 저는 쉽게 대답하지 않습니다. 제가 하는 일이 몸의 한 부분을 다루는데에도 아직도 모르는게 너무나 많습니다. 그런데, 제가 갖고 있는 짧은 지식으로 영양에 관련된 조언을 돈을 받고 전문적인 의견을 드리는 것에 대해 얼마나 합당한가에 대한 대답에 확신이 없습니다. 이런 이유로 전 영양제 (supplements)를 팔지 않습니다.
이게 당연한거 아니야? 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요. 병원도 사업입니다. 어딘가에서 매출이 계속 나와야 유지가 가능합니다. 어떤 물건을 팔아 이윤이 된다면 좋은 사업이지만, 주인의 결정의 모습을 나타내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어떻게 제가 추구하는 방향과 가치들을 지키면서 (행복과 연관), 사업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을지 큰 고민입니다.
불균형
(1) 사람들이 치료를 시작하고 점 점 병원에 나를 찾아오지 않아도 되는 것은 좋은 현상입니다.
(2) 내 치료가 도움이 되더라도, 계속 의존해야 되는 상황이 된다면 좋지 않습니다. 다른 근본적인 원인을 찾아보도록 노력하고 Referral이 필요합니다.
(3) 예방을 위한 관리는 필요하고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만, 관리의 영역이 병원이나 의사에게 의존해야 되는 상황은 건강하지 않습니다.